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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의창 9월호] 2012년 재외한글학교 교사초청 연수

작성자 KOSAA99.♡.193.38
작성일 12-09-27 08:59 | 18,007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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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재단은 8월 7일부터 8일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2012년 재외한글학교 교사 초청연수’를 개최했다.


이번 연수에는 유럽, 미주, 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등 52개국에서 총 202명의 한글학교 교사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연수 기간 한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학교 경영과 리더십 교육, 한국어교육능력 검정시험 대비 특강, 우수 강의 시연, 역사·문화 체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히 이번 연수에서는 ▲한글과 발음 교육 ▲문법과 기능교육 ▲어휘와 문화교육 ▲국어와 어문규범 등으로 세분화해 한국어 교육을 진행했다.


김경근 재단 이사장은 “한글학교 교사들은 차세대들이 올바른 정체성을 지니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이번 연수에서 얻은 교육 정보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재단은 각국 한글학교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교사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1998년부터 해마다 초청 연수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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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재단은 한글학교 교사의 교육 역량을 높이고 한글학교의 특성과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한국어 교육자 간 교류활성화 및 네트워크 구축으로 동포 2세들의 교육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교사연수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연수 참가자 대부분은 한글학교 교사들이다. 중국 및 러시아, CIS 지역 등 일부는 정규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말 한글학교다. 학생수가 20명 남짓에서 100명 이내의 주말 한글학교들이다. 교사들은 대부분 자신의 자녀들에게 올바른 우리말과 얼을 가르치겠다는 봉사의 일념으로 교단에 서고 있다. 그렇기에 체계적으로 교수법을 배우는 이번 연수는 가뭄의 단비처럼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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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에는 분임토의로 ‘한글학교 수업과 운영사례’ 발표가 열렸다. 적게는 3~4년에서 길게는 30년 이상 학생들을 가르쳐온 베테랑이라 발표 사례마다 다양한 노하우가 공개됐다. 참가 교사들은 메모를 하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질문을 하는 등 활발한 토론도 전개됐다.

카메룬에서 온 이현옥 교사는 “이번 연수에 참가한 학교들의 운영사례집이 배포됐는데 참고할 것이 무척 많다”며 “세계 어느 곳에서든 교사들의 열정은 똑 같지만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발시키고 학교의 재정 자립을 키우는 방법에서 생각도 못했던 힌트를 얻게 됐다”며 기뻐했다.


참가자들은 10일까지 교수법과 학교 경영, 한류, 청소년 심리지도, 웹기반 한국어 교육,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문화예술매개과정 등 다양한 수업을 들었다. 낮에는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부족했던 부분을 배우고 저녁에는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과 학교 운영과 수업에 관한 노하우를 교류했다.


전체토의 시간에 참가자들은 한글학교 교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토론을 통해 한글학교 운영 노하우 및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재정부족을 겪는 한글학교들이 거주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재원을 조달한 효율적 사례와 앞으로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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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010101_img06.jpg 참가자들은 12일부터 13일까지 여수 엑스포와 순천만 일대 등 남도지방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했다. 12일은 엑스포 폐막일이기도 해서 축제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방문해 교사들은 뜨거운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애경 앵커리지 한글학교 교장은 “전라남도 끝의 자그만 항구도시 여수가 엑스포를 통해 전 세계에 존재감을 알린 것은 큰 보람”이라며 “웅장한 시설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 엑스포는 대한민국이 해양 강국임을 입증해준 쾌거”라고 자랑스러워했다.

13일에는 세계 5대 습지로 알려진 순천만의 갈대숲을 둘러보았다. 교사들은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이제 우리도 먹고 살기에만 급급했던 가난을 벗어났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감탄해했다.

14일에는 폐회식을 앞두고 세계한글학교협의회 2대 집행부가 출범했다. 최정인 미주한국학교연합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각 대륙별 협의회로 구성된 세계한글학교협의회는 한글학교 교재문제를 개선하는 데 힘을 모을 예정이다. 협의회는 이날 교육과학기술부에 교재지원 문제를 개선해 달라는 건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글학교 교사들은 소감 발표를 통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글학교를 지켜온 교사들에게 이번 연수는 큰 격려가 됐고 새로운 자극이 됐다”고 감사를 표하면서 “한글학교는 대부분 현지 학교나 교회 건물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데 어려운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포들의 십시일반도 중요하나 모국의 지원도 절실하다”며 다양한 후원을 요청했다.


과테말라 한글학교에서 온 강미경, 김희경, 홍영옥 교사는 “교사를 비롯한 임직원의 열정 덕분에 한인사회에서 한글학교는 자녀교육의 필수가 됐다”며 “장소의 문제로 정원에 제한이 있다 보니 한글학교에 들어오려고 대기자가 있을 정도”라고 뿌듯해했다.


벨라루스의 민스크 고려인협회 한글학교 교사인 양지영 씨는 “최근 한류 열풍으로 현지인을 비롯해 고려인 학생이 늘어났다”며 “이번 연수를 통해 한국어 교수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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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010101_img09.jpg “상하이에 사는 조선족 아이들의 대부분이 한국말을 전혀 못한다. 아이들에게 우리말, 우리글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부모들의 열망으로 한글학교가 만들어졌다.”

2010년 10월 중국 상하이에 조선족 주말 한글학교가 문을 열었다. 동북 3성 이외의 지역에는 조선족 학교가 거의 없는 탓에 한국어를 거의 접하지 못하는 조선족 자녀를 위한 것이다.

김영란 상하이 한글학교 교사는 “동북 3성 이외의 지역에 사는 3세 중에서는 나 정도로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면서 “아이들은 대부분 한족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집이나 학교에서도 한국말을 접하기 어려운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수요가 많아지면 정규 조선족 학교도 설립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주말학교는 그를 위한 밑거름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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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010101_img11.jpg “독어, 일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처럼 한국어도 정규학교의 제2외국어로 채택되어야 한다. 한글학교를 비롯해 한인사회가 합심해서 채택이 되도록 힘쓰겠다.”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한글학교의 이애경 교장은 한인들이 주류사회 정치에도 적극 나서서 영향력이 확대되어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한국어의 제2외국어 채택을 강조했다.

앵커리지에는 4천500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에 한글학교에는 90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8명의 교사가 유아반, 초중고반, 성인반으로 나눠서 한국어와 한국문화 역사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졸업 후 본토로 유학을 가서 한인 학생들과 어울리는데 우리말을 제대로 배운 덕분이라고 감사해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30년의 역사를 가진 한글학교가 세입자에서 벗어나 자기 건물을 갖기 위해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며 한인사회와 모국의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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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010101_img13.jpg 일본 미야기현의 리후쵸에서 1998년부터 ‘좋아좋아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허명희 교장은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일본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문화도 함께 알려서 진정한 한·일 우호관계가 형성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들은 전부 성인들로 40대 이상이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 덕분이다. 그는 한국어 강습의 전문성을 높이려고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에 입학해 사이버로 한국언어문화학을 전공하고 있다.

허 교장은 “얼마 전부터 미야기현 민단본부에서 한국어 강좌를 열고 있는데 지방 단장을 비롯해 민단 간부도 수업을 듣는다. 최근 한국의 위상이 커지면서 늦게라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동포들이 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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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010101_img15.jpg “학생 수는 적어도 한글 배움의 열기는 큰 학교 못지않다.”

이현옥(35·여) 씨가 몸담은 카메룬 두알라 한글학교는 학생 수가 12명에 불과한 ‘초미니 한글학교’다. 이 씨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글을 가르친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제 아이들도 그렇고 이곳에 사는 한인 아이들이 대부분 현지에서 태어나 유럽이나 미국으로 진학한다. 굳이 따지자면 한글을 배워야 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한글과 한국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르친다”고 밝혔다.

이 씨는 재외동포재단의 사이버 연수와 사이버대학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한국어 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인터넷을 뒤져 쉽게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교재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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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010101_img18.jpg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지금… 그 상상을 초월했던 한국에서의 더위가 다시금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건… 어쩌면 7박8일간의 연수가 내 기억 속에서 숨 막혔던 8월의 더위를 한여름의 정열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전 세계 50여 개국 약 200여 명의 한글학교 교사가 참가한 이번 연수는 첫째 날 저녁 만찬을 시작으로 낯선 기운을 풀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갔다.

강의는 크게 오전 공통 강의와 오후 분과 강의로 진행되었는데 분과 강의는 문법, 읽기, 어휘, 학교경영, 쓰기, 말하기, 문화, 문학 등으로 세분화되어 각자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의 획일화된 강의 형태에서 벗어난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선택한 수업은 읽기, 문법, 문화 교육이었는데 강의도 좋았지만 졸업 후 근 14년 만에 대학 강의실을 찾아가며 수강하고 있자니 다시 대학생이 된 것처럼 설레고 즐거웠다.

연수 기간 중의 문화 체험도 내게 강의 못지않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실례로 경기문화재단 창작센터에서 진행된 문화예술매개자 과정은 문화와 예술을 한국어 교육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해준 의외의 수확이었다.

‘Man of La Mancha’ 뮤지컬 공연은 그야말로 앙코르가 절로 나오는 감동이었으며, 여수의 밤을 수놓은 엑스포 폐막식 불꽃놀이는 사진으로 담기에 역부족인 장관이었다. 순천만 생태공원에서의 기분 좋게 나른한 아침 산책, 이두헌 밴드와 함께한 미니 콘서트… 한국에서 살았다면 어쩌면 무덤덤했을 행사들은 어느새 이민 10년차인 내겐 꿈같은 경험이었다.

동포재단 측의 행사 준비와 배려는 부족함이 없었다. 진행 요원들은 연수 기간 내내 선생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분주히 움직여주었다.

사실 이번 연수가 내게 큰 의미가 된 것은 훌륭한 강의, 다양한 문화 행사와 함께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생님들과 함께 올림픽 축구 한일전을 응원하며 ‘대한민국’을 외쳐댔던 그날 밤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선생님들은 외국에서 비슷한 애환을 안고 살아가는 한민족 동포였다. 함께 수업을 받으며, 술잔을 기울이며 나누었던 얘기들은 10년간의 내 이민생활을 다른 방면에서 돌아보게 해 주었다.

적어도 한글학교 교사로서의 최소한의 사명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수는 내게 뜻 깊은 시간이었다.

원본기사 출처: http://webzine.korean.net/201209/pages/sub01_01_01.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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