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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발음 교육 방안(김선정 교수)

작성자 KSAA
작성일 09-07-11 12:52 | 56,820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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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주과정 교사연수 강의자료)


한국어 발음 교수법

김선정(교수/계명대학교)


1. 발음 교육의 목표

  언어교육에 있어 발음교육의 목표는 학습자의 학습 목적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외국어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외국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 또는 외교관과 같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원어민 수준의 정확한 발음을 습득하는 데 그 목표를 두게 된다. 한편 여성결혼이민자들은 한국인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한국 사회에서 생활하므로 한국인에 준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들은 일차적으로는 한국인들과 상호이해가 가능한 정도의 발음을 습득해야 할 것이다. 발음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가장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발음 교육의 목표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 있어서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국어 모어화자들이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음하는 것이다. 또한 한국어 모어화자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발음 이해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즉, 의사소통이 서로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면 어느 정도 학습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2. 발음 교육의 필요성

  한국어를 교육해본 경험이 있거나 외국어를 배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 학습자의 모국어와 학습대상 언어 간의 관계에 관하여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외국어 학습에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도 학습자의 모국어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외국어를 배울 때에 학습자들의 모국어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점이 다르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다시 말해, 외국어 학습에 있어 모국어의 간섭형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발음은 외국어 학습에 있어 학습자의 모국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Ellis, 1985). 실제로 서양인들은 한국사람과 일본사람, 중국사람을 쉽게 구별하지 못 한다고 한다. 그러나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일지라고 영어 몇 마디를 하게 되면 어려움 없이 어느 사람인지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사람은 콩글리쉬(Korean + English)를 하고, 중국사람은 칭글리쉬(Chinese + English)를 하며, 일본사람은 장글리쉬(Japanese + English)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외국어 학습에 있어서의 학습자의 모국어 영향은 피할 수 없는 현상임을 잘 나타내 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 학습에 있어 발음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개별 음소의 발음에서 오는 차이, 모국어와 학습 대상 언어의 음절 구조의 차이, 상이한 음운현상이나 초분절적 요소 등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은 한국어의 말소리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모국어에 있는 말소리와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소리로 인지한다. 게다가 조음기관의 근육이 학습자의 모국어의 말소리를 발음하는 데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모국어에는 없는 한국어 발음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며, 모국어에서 사용하는 음 중 유사한 소리로 발음한다. 그러나 언어 학습의 궁극적인 목표가 의사소통이라고 본다면 발음 교육은 언어 학습에서 반드시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3. 발음 교육 방법

  발음 수업은 말하기나 듣기와 같은 구어 수업을 이용하여 진행할 수도 있고, 발음 클리닉과 같은 별도의 발음 수업 시간을 두어 진행할 수도 있다. 발음교육은 대체로 제시 단계, 연습 단계, 생성 단계로 이루어진다.

제시 단계연습 단계생성 단계

3.1. 제시 단계

  학습자들에게 어떤 특정한 소리 및 그 소리의 특징과 관련된 사항을 제시함으로써 학습자들로 하여금 그 소리를 알게 하는 단계이다. 교사는 학습자들에게 어떤 특정한 발음과 음운규칙이 언제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관하여 명확하게 설명을 제시해야 한다. 듣고 구별하기 활동을 통하여 학습자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원어민의 발음에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 시각적인 보조 자료를 이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3.2. 연습 단계

  제시 단계에서 학습한 내용을 학습자가 실제로 연습해 보는 단계이다. 교사는 학습자가 학습 대상 언어의 발음을 모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 습득한 발음을 연습을 통하여 자신의 발음으로 고정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처음에는 음절 단위로 연습하다가 점차 낱말 단위로 연습한다. 그 다음에는 해당 낱말이 들어가 있는 문장 단위로 연습을 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대화를 이용해 연습한다. 듣고 따라하기나 각각의 분절음을 음성적 환경을 달리하여 사용해 보게 하는 음성훈련, 문맥에 나타난 최소대립쌍 연습하기 등의 활동을 적용해 볼 수 있다.

3.3. 생성 단계

  제시 단계와 연습 단계를 통해 습득한 새로운 발음을 학습자가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이다. 고정된 텍스트 없이 역할 놀이나 인터뷰, 패널 토의 등의 활동을 이용하여 학습자가 배운 발음을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활용해 보는 단계이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도록 노력해야 하고, 다양한 상황을 제시해 주어 재미있고 생동감이 넘치는 수업 현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음 절의 ‘발음교육의 실제’에서는 학습 목표가 되는 발음요소의 교육 방안을 제시할 때마다 제시와 연습, 생성 단계를 적용하여 실제로 어떻게 발음을 교육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보충․심화] 문맥에 나타난 최소대립쌍 연습  최소대립쌍을 이용한 발음 연습은 개별 음소의 발음의 차이를 구별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단순히 최소대립쌍이 되는 낱말들만을 제시하여 연습하는 것은 학습자에게 유의미한 학습을 이끌어내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낱말 차원의 제시는 한국어 수준이 낮은 학습자들에게 적용하고, 한국어 수준이 중급 이상인 경우에는 낱말 수준의 최소대립쌍이 아니라 아래와 같이 문맥에 나타난 최소대립쌍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일한 문장 내에 제시하는 경우두 문장의 동일한 위치에 제시하는 경우가. 우리 딸은 달을 좋아한다.
나. 굴 맛이 꿀맛 같다.
다. 방에 들어가서 빵을 먹자.가. 공원에 풀/불이 났다.
나. 나는 굴/꿀을 먹었다.
다. 아저씨는 공장에서 종/총을 만든다.

4. 발음 교육의 실제

4.1. 한국어의 음절 교육 방안

4.1.1. 한국어 음절구조의 특성

  앞 장에서 한국어의 자음과 모음의 교육 방안에 대하여 자세히 다루었으므로 이 장에서는 음절부터 다루기로 한다. 음절이란 한 번에 낼 수 있는 소리의 마디로 한국어의 자음은 반드시 모음과 결합하여야 음절을 이룰 수 있으며, 자음 홀로는 음절을 이룰 수 없다. 또한 철자에는 두 개의 자음이 있더라도 반드시 한 번에 하나만 발음될 수 있다(예, 닭[닥], 값[갑]). 즉, 어두에서든지 어말에서든지 어느 위치에서도 두 개의 자음이 연달아 발음될  수 없다. 한국어에서 가능한 음절구조는 아래 네 가지뿐이다.

음절구조 유형 예모음(v)아, 오, 이, 우자음 + 모음(cv)가, 나, 무, 소모음 + 자음(vc)입, 온, 울자음 + 모음 + 자음(cvc)감, 공, 문

  한국어에서 음절이 갖는 역할은 영어나 기타 서양 언어에서보다 크다. 쓰기 체계에 음절 개념을 도입하여 음절 단위로 쓰는 것(예를 들어, Kim vs. 김)은 물론, 어떤 말을 줄여 사용할 때도 영어에서는 맨 앞 철자만을 취하는 데 반해 한국어에서는 맨 앞 음절들을 취한다. 예를 들어 영어세서는 FTA, WTO, UN 등의 약어를 사용하는 데 반해 한국어에서는 ‘대교협, 한노총, 교과부’ 등을 사용한다. 이는 앞 장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한글이 음소문자이지만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 때문이다.

4.1.2. 음절구조 교육의 실제

  외국어 화자로서의 강한 악센트가 섞인 어색한 한국어 발화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음소뿐만 아니라 음절을 특성을 익혀야 한다. 음절 구조의 차이로 인한 발음상의 오류는 개별 음소의 발음에서 오는 차이로 기인한 오류만큼이나 듣는 사람의 귀에 거슬리게 된다.

(1) 자음을 고정해 놓고, 모음을 바꿔 가며 음절을 익힌다.
가. 마, 미, 무, 메, 모
나. 바, 비, 부, 베, 보
다. 나, 니, 누, 네, 노

(2) 모음을 고정해 좋고, 자음을 바꿔 가며 음절을 익힌다.

가. 가, 나, 다, 라, 마
나. 고, 노, 도, 로, 모
다. 구, 누, 두, 루, 무

(3) 받침이 있는 음절을 연습한다. 이 때 ‘꽃, 잎’ 등과 같이 소리의 변동이 있는 낱말은 피하도록 한다.

가. 산, 감, 강, 곰, 간
나. 남, 공, 난, 맘, 김

(4) 한 음절 내에서 자음의 연쇄가 불가능한 특징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외래어를 활용한다.

가. print, skate, spring : 프린트, 스케이트, 스프링
나. silk, pulp, Donald : 실크, 펄프, 도널드

  칠판에 영어 단어를 적어주고 한국식으로 발음하여 주면서 한국어의 음절구조를 설명함으로 학습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때 교사와 학습자 모두에게 친숙한 나라 이름이나 도시 이름 등을 이용해도 좋다.

(5) 음절 학습이 모두 끝나면, 교사가 학습자에게 개별 자음과 모음을 일정한 순서 없이 제시하여 주고, 이를 결합하여 음절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한다. 그런 다음 각자가 만든 음절을 쓰게 한 후 소리 내어 읽게 한다.

제시 자음: ㅂ, ㄷ, ㅁ, ㄴ, ㄱ 등
제시 모음: ㅏ, ㅓ, ㅗ, l, ㅜ 등
만든 음절: 도, 모, 밥, 굽 등

  또한 받아쓰기 활동을 통해 음절 단위로 모아쓰는 한글의 특징을 익힌다.

4.2. 한국어의 받침 발음 교육 방안

4.2.1. 홑받침 발음의 교육 방안

(1) 홑받침 발음의 특성
  홑받침의 발음과 관련하여 중요한 점은 아래와 같이 음절말의 위치에서 일곱 개의 소리만이 발음된다는 사실이다. 앞 장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어의 장애음에 존재하는 세 계열의 자음은 한국어 자음과 관련된 특징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세 계열의 자음은 모든 위치에서 제 소리 값대로 발음되지 않는다. 어두에서나 모음과 모음 사이에서는 제 음가대로 소리 나지만 어말이나 다른 자음 앞에서는 제 소리대로 발음되지 못 한다(예, 바[바], 파[파] : 입[입], 잎[입]). 다시 말해, 이 세 계열의 자음의 구별이 사라지고 모두 파열되지 않은 음으로 발음된다. 뿐만 아니라 마찰음(ㅅ, ㅆ)이나 파찰음(ㅈ, ㅉ, ㅊ)도 같은 위치에서 나는 대표음인 ‘ㄷ’로 소리 난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철자상의 자음환경발음예ㅂ, ㅍ어말
또는 자음 앞ㅂ[p ̚]밥, 잎ㄱ, ㅋ, ㄲㄱ[k ̚]국, 부엌, 닦다, ㄷ, ㅌ, ㅅ, ㅆ, ㅈ, ㅊㄷ[t ̚]꽃, 다섯, 있습니다. 솥, 세뱃돈, 잊다ㄹ[r]ㄹ[l]무리 : 물, 다리 : 달ㅁㅁ[m]밤, 솜ㄴㄴ[n]산, 문ㅇㅇ[ŋ]공, 방

  ‘밥’이라는 단어에서 어두의 ‘ㅂ’와 어말의 ‘ㅂ’는 그 모습은 같으나 실제로는 다른 소리이다. 다시 말해 어두에서 나는 ‘ㅂ’는 파열된 소리인 반면, 어말에서 나는 ‘ㅂ’는 파열되지 않은 소리, 즉 [p ̚]이다. 이러한 사실을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에게 주지시키지 않으면 받침에 있는 ‘ㅂ’를 파열시켜 발음함으로 우리에게는 마치 *[바브]처럼 들린다.

(2) 홑받침 발음 교육의 실제
  외국인 학습자들에게는 한국어의 받침 발음에서 모든 장애음이 파열되지 않은 [ㄱ, ㄷ, ㅂ] 세 개의 소리 중 하나로 발음된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홑받침의 발음을 교육할 때에는 어말이나 다른 자음 앞에서도 제 소리 값을 잃지 않는 비음 ‘ㄴ, ㅁ, ㅇ’를 먼저 가르치는 것이 좋다.

① 비음의 발음
  앞에서 말한 대로 비음은 초성에서의 음가와 다르지 않아 외국인 학습자들이 크게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다. 다만, 일본어나 중국어와 같이 비음을 종성으로 허용하되 제한된 소리만을 허용하는 언어의 경우에는 특별한 학습이 필요하다.

가. 어두 비음 연습- 나, 니, 누 내, 노 : 마, 미, 무, 매, 모
나. 비음으로 끝나는 음절의 반복 연습- 강, 공, 망 : 간, 곤, 만 : 감, 곰, 맘
다. 최소대립쌍 연습- 정 : 전, 간 : 강, 공 : 곰

② 유음의 발음
  음절말의 ‘ㄹ’는 모음 사이의 ‘ㄹ’와 발음이 다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로, ‘ㄹ’은 음절말에서 [l]로 발음된다. 하지만 이 소리는 영어의 ‘tall, call, salt’ 등과 같이 어말이나 자음 앞에서 나는 [ɫ]과도 다른 소리이다. 따라서 영어를 모어로 하는 학습자들을 위해서는 혀끝을 치조 위치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혀끝이 상대편에 보이도록 연습한다.

가. 모음과 모음 사이에 있는 ‘ㄹ’ 연습: 소리, 다리, 무리
나. 어말에 있는 ‘ㄹ’ 연습: 솔, 달, 물

③ 장애음의 발음
  장애음의 경우는 무엇보다 어떤 소리가 어떻게 발음되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ㄱ, ㅋ, ㄲ’는 [ㄱ]로, ‘ㅂ, ㅍ’는 [ㅂ]로, 나머지 장애음은 [ㄷ]로 발음되므로 쉽게 가르칠 수 있다. 즉, ‘ㄱ’ 계열 소리와 ‘ㅂ’ 계열 소리로 구분해 주고 나머지는 모두 [ㄷ]로 발음된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도록 한다.

 가. 먼저 어두에 있는 장애음의 발음을 다시 한 번 연습한다. 평음, 경음, 격음은 우리 몸에서 나가는 공기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경음은 공기의 양이 가장 적은 소리이고, 격음은 공기의 양이 가장 많은 소리이다. 평음은 두 계열의 중간 정도의 소리이다. 따라서 장애음을 학습할 때에는 아래 그림처럼 학습자들에게 손바닥을 펴게 한 다음 ‘쁘, 브, 프’를 발음해 보도록 하여 공기의 세기를 직접 느껴보게 한다. 또는 A4 용지나 아래 그림처럼 얇은 휴지를 이용하여 발음해 보도록 해도 좋다. 이 때 종이가 가장 많이 흔들리는 소리가 격음이고, 가장 적게 흔들리는 소리가 경음이다. 파열음을 학습할 때에는 공기의 세기를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양순음(ㅃ, ㅂ, ㅍ)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그런 다음 다른 위치에서 소리 나는 자음으로 넘어간다.

   
<파열음 연습>

 빠 : 바 : 파, 따 : 다 : 타, 까 : 가 : 카, 짜 : 자 : 차, 싸 : 사

  이뿐만 아니라 평음, 경음, 격음은 소리의 높낮이에도 차이를 보이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평음은 낮은 소리, 격음은 높은 소리, 경음은 그 중간 소리이다. 예를 들어, ‘달을 보세요’와 ‘탈을 보세요’를 발음할 때 ‘탈’은 ‘달’ 보다 높은 소리이다. 음악적으로 볼 때, 격음은 평음보다 악보에서 한 옥타브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나. ‘cup, top, cap, cab’을 한국어처럼 발음하여 어말 자음이 파열되지 않음을 인식시켜준다. 발화 시 입을 떼었다가 다시 붙이지 않고 그냥 붙이고 끝나는 것을 여러 번 보여 준다.

 다. 받침에 있는 장애음을 연습한다. 먼저 ‘ㅂ’로 공기가 파열하지 않는 특징을 확인하게 한 후, 다른 장애음(ㄱ, ㄷ 등)으로 넘어가면 좋다. 그런 다음에는 ‘ㅅ, ㅆ, ㅈ, ㅊ’의 받침을 가진 낱말들을 이용하여 연습한다.

가. 양순음 연습 - 입, 잎, 밥, 앞
나. 연구개음 연습- 떡, 국, 부엌, 낚시, 밖
다. 치조경구개음 연습: 꽃, 낯, 옷, 낫, 솥

 라. 위에 제시된 단어 뒤에 주격조사 ‘이’를 붙여 발음해 본다. 이는 중화가 일어나는 환경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가. 입이, 잎이, 밥이, 앞이
나. 떡이, 국이, 부엌이, 밖이
다. 꽃이, 낯이, 옷이, 낫이

  음절 익히기나 낱말 발음하기 등의 연습이 끝나면 연습한 낱말들을 문장 차원에서 연습하여 실제 발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한다.

4.2.2. 겹받침 발음의 교육 방안

(1) 겹받침 발음의 특성

  한국어에는 철자상 열한 개의 겹자음이 받침에 올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어에서는 한 음절 내의 어느 위치에서도 겹자음이 모두 발음될 수 없다. 두 자음 중에 한 자음만이 소리 난다. ‘ㄺ, ㄻ, ㄿ’ 경우만 제외하면 앞 자음이 발음된다. 

<겹받침의 발음>                       
앞자음이 발음되는 경우환경뒷자음이 발음되는 경우철자소리예어말
또는
자음 앞철자소리예ㄳㄱ 넋[넉]ㄺㄱ 닭[닥]ㄵㄴ 앉다[안따]ㄻㅁ 삶[삼]ㄼㄹ 여덟[여덜]ㄿㅍ 읊다[읍따]ㄽㄹ 외곬[외골]ㄾㄹ 핥다[할따]ㅄㅂ 값[갑]ㄶ ㄴ 않고[안코]ㅀㄹ 싫다[실타]

  위에 제시된 겹받침의 발음에 아래와 같은 예외가 있다.
① ‘ㄼ’는 기본적으로 [ㄹ]로 발음되는데, 동사 ‘밟(다)’[밥따]의 경우에는 [ㅂ]로 발음한다. 그리고 ‘넓다’는 [널따]로 발음되는데, ‘넓죽하다[넙쭈카다], 넓둥글다[넙뚱글다]’만은 [ㅂ]로 발음한다.
② ‘ㄺ’는 명사와 용언 모두에 나타나는데, 기본적으로는 모두 [ㄱ]로 발음한다. 다만, 용언의 경우에 ‘-고, -게’와 같이 ‘ㄱ’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경우에는 ‘맑게[말께], 묽고[물꼬], 읽겠다[일껟다]’처럼 어간의 겹받침을 [ㄹ]로 발음한다. 그러나 ‘닭고기, 닭과’ 같이 체언의 경우에는 항상 [ㄱ]로 발음한다. 겹자음 다음에 모음이 올 경우에는 앞자음은 앞 음절에 그대로 남아 소리 나고, 뒷자음은 뒤 음절의 첫소리로 발음된다. 예를 들어, ‘앉아’는 [안자]로 발음된다.

[보충․심화] 받침발음과 연음  형태소의 끝 자음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조사, 접미사가 연결 되는 경우 대표음으로 바꾸어 발음하지 않고,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자리를 옮겨 발음한다(옷을 [오슬], 밭에서 [바테서]). 겹받침으로 끝나는 경우에도 자음 하나를 탈락시키지 않고, 두 받침 모두를 발음한다. 첫 번째 받침은 첫음절의 받침에서 소리 나고, 두 번째 받침은 다음 음절의 초성에서 발음된다(값을 [갑슬], 흙에[흘게]). 그러나 받침 다음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실질형태소(‘안, 앞, 아래, 위, 있다, 없다’ 등)가 연결될 경우에는 그대로 연음하지 않고, 먼저 대표음으로 바꾼 후에 연음한다(옷 안[오단], 꽃 위[꼬뒤]). 그러나 ‘맛있다’와 ‘멋있다’의 경우에는 그대로 연음해서 발음해도 된다.

아, 그래서
‘맛있어요’는 [마시써요]와 [마디써요] 둘 다가 맞는 발음이구나!!!


(2) 겹받침 발음 교육의 실제
  겹받침의 발음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말이나 자음 앞에서는 두 자음 중 하나만 발음한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일이다. 한글의 자모 순서 중 앞에 있는 자음이 남아 소리 나고 뒤에 오는 자음이 탈락하는 것으로 가르친다. 예를 들어 ‘ㄺ’의 경우 한글 자모 순서에서 ‘ㄱ’가 ‘ㄹ’보다 앞에 있으므로 ‘ㄱ’가 소리 난다고 설명한다. 다만 ‘ㄻ, ㄿ’의 경우는 예외이다. 그러나 한글의 자모 순서를 알기 전까지는 해당하는 낱말이 나올 때마다 아래와 같이 빨간 펜으로 소리 나는 자음에 ○표를 해 가며 익숙해지도록 한다.

닭 값 앉다

① 교사가 겹받침이 들어 있는 낱말을 학습자에게 들려주고 따라하도록 한다. 독립형태소인 체언류부터 학습하고 용언류를 학습한다.

가. 값, 넋, 몫, 닭, 흙
나. 앉다, 넓다, 없다, 짧다
다. 굶다, 삶다, 젊다
라. 읽다, 늙다, 맑다, 밝다 : 읽고, 늙고, 맑고, 밝고
마. 밟다, 넓적하다


② 겹자음 다음에 모음이 올 경우에는 앞자음은 앞 음절에 그대로 남아 소리 나고, 뒷자음은 뒤 음절의 첫소리로 발음됨을 익히기 위해 아래와 같이 연습한다.

가. 값이, 흙을, 몫이
나. 앉아, 넓어, 없어요, 짧아요
다. 굶어요, 젊어요, 읽어요, 늙어요, 맑아요, 밝아요

(3) 낱말 및 어절 단위로 겹받침의 발음 연습을 한 후 문장을 통해 연습함으로써 실제 발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 어디에서 왔어요?
나. 흐엉은 책을 많이 읽습니다.
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싶어요.

4.2.3. 받침 ‘ㅎ’의 발음 교육 방안

(1) 받침 ‘ㅎ’ 발음의 특성
  ‘ㅎ’는 어두에 나타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래의 예에서와 같이 쉽게 탈락되거나 다른 소리와 합하여져 하나의 소리로 축약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ㅎ(ㄶ, ㅀ)’ 뒤에 ‘ㄱ, ㄷ, ㅂ, ㅈ’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 음절 첫소리와 합쳐져 [ㅋ, ㅌ, ㅍ, ㅊ]로 발음된다. 그러나 모음이 연결될 때에는 받침 ‘ㅎ’가 탈락한다. ‘ㄶ, ㅀ’와 같이 겹자음을 가진 받침의 경우에는 ‘ㅎ’는 탈락하고, 첫 자음만 남아 앞 음절의 받침으로 발음된다.

기저형발 음기저형발 음놓고[노코]        낳은[나은]좋던[조턴]놓아[노아]        쌓지[싸치]쌓이다[싸이다]많고[만코]많이[마니]닳지[달치]싫어도[시러도]

  그러나 ‘ㅎ’가 받침이 아니라 어두에 오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ㅎ] 그대로 발음된다(예, 하늘[하늘], *[아늘], 호랑이[호랑이], *[오랑이]). 또한 앞 음절의 받침이 ‘ㄱ(ㄺ), ㄷ, ㅂ(ㄼ), ㅈ(ㄵ)’이고 뒤 음절의 초성이 ‘ㅎ’로 시작하는 경우에도 격음으로 발음된다(예, 먹히다[머키다], 좁히다[조피다]).

(2) 받침 ‘ㅎ’ 발음 교육의 실제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ㅎ’ 발음은 다른 소리에 비해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복잡한 이 소리의 발음을 한꺼번에 가르치는 것은 무리이다. 따라서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먼저 초급에서는 용언을 중심으로 가르치도록 한다. 어간의 ‘ㅎ’ 받침과 어미의 평음이 결합하여 격음화가 되는 경우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 탈락하는 경우를 먼저 가르치도록 하고, 나머지 경우는 해당하는 어휘가 나올 때 가르치는 것이 좋다.

① 관련 어휘를 발음하기 전에 ‘ㅋ, ㅌ, ㅍ, ㅊ’가 해당하는 평음과 ‘ㅎ’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소리임을 다시 확인한다.

ㅋ    =    ㄱ    +    ㅎ
ㅌ    =    ㄷ    +    ㅎ
ㅍ    =    ㅂ    +    ㅎ
ㅊ    =    ㅈ    +    ㅎ

② 그런 다음 아래와 같은 어휘로 다양한 ‘ㅎ’의 발음을 연습한다. 교사가 받침 ‘ㅎ’가 들어 있는 낱말을 학습자에게 충분히 들려주고 따라하도록 한다.

가. 하늘, 향기, 한 개, 헌 옷, 호랑이
나. 어떻게, 넣고, 좋겠네, 많고, 괜찮지
다. 좋아요, 놓아요, 낳아요
라. 맏형, 입학, 식후, 백화점
마. 먹히다, 좁히다, 꽂히다, 밝히다, 넓히다, 앉히다
바. 끓이고, 많이
사. 고향, 성함, 천천히, 결혼, 은행, 삼행시

③ 그런 다음 문장을 통해 연습함으로써 실제 발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연습한다.

가. 생일 축하해요.
나. 극장에 어떻게 가요?
다. 음식을 잘못해서 남편한테 미안해요.


4.3. 한국어 동화현상의 교육 방안

4.3.1. 한국어의 비음화 교육 방안

(1) 한국어 비음화의 특성
  동화란 인접한 음끼리 닮거나 비슷해지는 현상으로 한국어에서 필수적으로 일어나는 음운 변동이다. 특히 한국어에서는 비음이 아닌 자음이 인접해 있는 비음의 영향으로 비음으로 소리 나는 비음화가 널리 일어난다.

[보충․심화] 동화 현상  자음과 자음이 만나는 경우 모든 언어라고 자음 간에 동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서로 다른 음절에 속해 있는 인접한 두 자음끼리 아무런 동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pop music’이나 ‘nickname’을 영국 사람들은 [팝뮤직], [닉네임]으로 발음하고, 한국 사람들은 [팜뮤직], [닝네임]으로 발음하는 것이다. 역으로 영국인들의 경우에는 ‘국물’과 ‘입력’을 글자그대로 발음하려고 한다.

① 장애음 + 비음의 경우
  장애음 뒤에 비음이 올 경우 장애음은 같은 위치의 비음으로 바뀐다. 그러나 그 순서가 바뀐, 다시 말해 비음 다음에 장애음이 올 경우에는 비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국 + 물  ⇨ [궁물]
임 + 금  ⇨ [임금]

② 비음 + 유음의 경우
  비음 다음에 유음이 오는 경우 유음이 비음 [ㄴ]로 발음된다. 그러나 유음 다음에 비음이 오는 경우에는 비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정 + 리  ⇨ [정니]
얼 + 마  ⇨ [얼마]

③ 장애음 + 유음의 경우
  장애음 뒤에 유음이 오는 경우에는 조금 더 복잡한 음운 변화가 일어난다. 즉, 장애음은 같은 위치에서 나는 비음으로 소리 나고, 유음은 비음인 [ㄴ]로 소리 난다. 하지만 유음 다음에 장애음이 오는 경우에는 비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국 + 력  ⇨ [궁녁]
얼 + 굴  ⇨ [얼굴]

(2) 비음화 교육의 실제
  한국어 학습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동화 현상을 바르게 이해하지 않으면 한국어를 바르게 발음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비음화 교육에 각별히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이와 같은 현상은 다른 언어에서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 것이어서 외국인 학습자들이 배우기 어렵다. 비음화가 일어나는 환경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학습자들에게 ‘장애음 + 비음’, ‘비음 + 유음’, ‘장애음 + 유음’의 경우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이 좋다.

① 아래와 같은 그림을 이용하여 학습자들로 하여금 비음화가 일어나는 환경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장애음 + 비음의 동화>
앞자음의 발음앞자음뒷자음[ㅇ]







비음성비음[ㄴ]ㄷ[ㅁ]ㅂ

<비음 + 유음의 동화>
앞자음뒷자음뒷자음의 발음ㅁ
ㅇㄹ
[ㄴ]

<장애음 + 유음의 동화>
앞자음의 발음앞자음뒷자음뒷자음의 발음[ㅇ]









[ㄴ][ㄴ]ㄷ[ㅁ]ㅂ

② 비음화에 대한 이해가 끝나면 비음화가 일어나는 낱말을 반복적으로 연습한다. 이 때 순서를 바꾸면 비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낱말을 예를 함께 제시하는 것도 좋다.

가. 국물, 국난, 앞마당, 한국말, 부엌문, 백년, 숙녀, 국민, 집모양, 맏며느리, 십리,
    집문, 잡는, 앞날, 밥맛, 없는, 긁는다 : 임금, 안개, 연기, 전등, 연필,
나. 음력, 대통령, 승리, 심리, 담력, 궁리, 정리, 종로
다. 국립, 압력, 입력, 십리, 협력, 법률, 독립, 국력 : 일기, 얼굴, 알밥

(3) ‘낱말 읽기’ 연습이 끝난 후, 이를 다시 문장 차원에서 연습하여 실제 발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한다.

가. 필리핀 사람입니다.
나. 총각무를 깨끗이 씻어라.
다. 옷을 샀는데 마음에 안 든다.

4.3.2 한국어의 유음화 교육 방안

(1) 한국어 유음화의 특성
  한국어에서 ‘ㄴ’은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발음된다. 따라서 한국어 모어화자들은 영어 단어 Henry, on-line을 각각 [헬리], [올라인]과 비슷하게 발음하기도 한다.
ㄴ + ㄹ ㄹ + ㄴ기저형발음기저형발음난로[날로]물난리[물랄리]신라[실라]줄넘기[줄럼끼]진리[질리]설날[설랄]전라도[절라도]핥네[할레]

(2) 유음화 교육의 실제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순서에 상관없이 ‘ㄴ’가 ‘ㄹ’를 만나기만 하면 [ㄹ]로 발음 된다. 따라서 외국인 학습자들이 유음화가 일어나는 환경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① 다음과 같은 그림을 이용하여 유음화의 원리를 이해시킨다.
앞자음뒷자음앞자음의 발음뒷자음의 발음ㄴ+ㄹ
ㄹㄹㄹㄴ

② 교사가 유음화가 일어나는 낱말 카드를 제시하고 학습자들에게 여러 번 따라하도록 시킨다.

가. 줄넘기, 천리, 신라, 진리, 편리, 대관령
나. 설날, 줄넘기, 칼날, 물난리

③ ‘낱말 읽기’에서 연습한 낱말들을 문장 차원에서 연습하여 실제 발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 설날에 떡국을 먹어요.
나. 컴퓨터는 아주 편리하다.
다. 추운 겨울에는 난로가 꼭 필요해요.

4.3.3. 한국어 구개음화의 교육방안

(1) 한국어 구개음화의 특성
  받침 ‘ㄷ, ㅌ(ㄾ)’이 조사나 접미사의 모음 ‘ㅣ’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ㅈ, ㅊ]으로 바뀌어서 뒤 음절의 첫소리로 옮겨 발음된다.

기저형발음굳이[구지]        미닫이[미다지]        같이[가치]밭이[바치]닫히다 [다치다]묻히다 [무치다]
[보충․심화] 구개음화의 환경  구개음화가 일어나는 환경은 매우 제한적이다. 구개음화는 ‘이’를 포함하는 말 중에서 조사 ‘이’와 접미사 ‘이’가 결합할 때에만 일어난다. ‘잔디, 마디’처럼 단일어 내에서나 ‘밭일, 밭이랑’ 등과 같이 합성어의 경우도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2) 구개음화 교육의 실제
  구개음화는 많은 언어에서 널리 일어나는 음운현상이므로 교육하기가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음의 변화 그 자체보다도 구개음화가 일어나는 환경을 이해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① 다음과 같은 그림을 이용하여 구개음화가 일어나는 환경을 이해시킨다.

앞 음절의 받침뒤 음절
(조사/접미사)발음 ㄷ+이/히지/치ㅌ치

② 다음에는 교사가 구개음화가 일어나는 낱말 카드를 제시하고 여러 번 따라하도록 시킨다.

가. /ㄷ/ + 이 → [지]: 굳이, 맏이, 턱받이
나. /ㅌ/ + 이 → [치]: 같이, 솥이, 밑이, 밭이
다. /ㄷ/ + 히 → [치]: 닫히다, 붙이다, 묻히다

③ 다음에는 낱말 차원에서 연습한 낱말들이 들어있는 문장을 이용하여 문장 차원에서 연습하여 봄으로 실제 발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한다.

가. 우리 남편은 맏이예요.
나. 같이 시장에 가고 싶어요.
다. 문이 닫혀서 못 들어갔다.
라. 밭이 넓어서 혼자서는 일을 다 못해요.

4.4. 한국어 경음화의 교육 방안

4.4.1. 한국어 경음화의 특성

  필수적 경음화와 수의적 경음화로 나뉜다. 필수적 경음화는 받침 ‘ㄱ(ㄲ, ㅋ, ㄳ, ㄺ), ㄷ(ㅅ, ㅆ, ㅈ, ㅊ, ㅌ), ㅂ(ㅍ, ㄼ,  ㄿ, ㅄ)’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을 일컫는다.

기저형발음국밥[국빱]        옷고름[옫꼬름]꽃다발[꼳따발]옆집[엽찝]국수[국쑤]깍두기[깍뚜기]갑자기[갑짜기]

  수의적 경음화는 앞 글자의 받침이 장애음이 아닌 유성음, 즉 [ㄴ, ㄹ, ㅁ, ㅇ]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을 일컫는다. 수의적 경음화는 필수적이고 자동적인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수의적 경음화의 조건예어간 받침 ‘ㄴ(ㄵ), ㅁ(ㄻ)’ 뒤에 결합되는 어미의 첫소리 ‘ㄱ, ㄷ,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신고[신꼬], 껴안다[껴안따], 앉고[안꼬]
닮고[담꼬], 젊지[점찌]한자어에서 ‘ㄹ’ 받침 뒤에 연결되는 ‘ㄷ,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갈등[갈뜽], 말살[말쌀], 갈증[갈쯩]
물질[물찔], 발전[발쩐]관형사형 ‘-(으)ㄹ’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할 것을[할꺼슬], 만날 사람[만날싸람]
할 수는[할쑤는], 갈 곳[갈꼳] 표기상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사이시옷이 있어야 할 합성어의 경우에는, 뒤 낱말의 첫소리 ‘ㄱ, ㄷ, ㅂ, ㅅ, ㅈ’을 된소리로 발음한다.손-재주[손째주], 아침-밥[아침빱]
잠-자리[잠짜리], 눈사람[눈싸람]
발-바닥[발빠닥], 손-바닥[손빠닥]

  ‘-(으)ㄹ’로 시작되는 어미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도 된소리로 발음한다(예, 할걸[할껄], 할수록[할쑤록], 할게[할게]). 그러나 한자어에서 ‘ㄹ’ 받침 뒤에 연결되는 ‘ㄱ, ㅂ’는 된소리로 발음하지 않는다(예, 발견*[발껸], 불발*[불빨]).
       

4.4.2. 한국어 경음화 교육의 실제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경음화 현상을 설명하여 이해를 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어에 대한 직관이 없는 외국인들이 경음화의 환경을 이해하여 바르게 발음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경음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경음화가 일어나는 낱말이 나올 때마다 ‘듣고 따라하기’ 등의 방법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1) 다음과 같은 표를 이용하여 원리를 이해시킨다. 수의적 경음화의 경우에는 일어나는 환경을 중심으로 지도한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수의적 경음화의 경우에는 일어나는 환경이 너무나 다양함으로 이곳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앞 음절의 받침뒤 음절의 첫소리뒤 음절
 첫소리의 발음/ㄴ, ㄹ, ㅁ,
ㅇ, ㅎ/
를 제외한
모든 자음+ㄱ










(2) 다음에는 교사가 경음화가 일어나는 낱말 카드를 제시하고 여러 번 따라하도록 시킨다.
가. ‘ㅂ’ + ‘ㅂ, ㄷ, ㅈ, ㅅ, ㄱ’ → [ㅃ, ㄸ, ㅉ, ㅆ, ㄲ]: 앞집, 접시, 잡지, 입국, 답장
나. ‘ㄷ’ + ‘ㅂ, ㄷ, ㅈ, ㅅ, ㄱ’ → [ㅃ, ㄸ, ㅉ, ㅆ, ㄲ]: 꽃집, 옷장, 돌솥밥, 곧장, 몇 시
다. ‘ㄱ’ + ‘ㅂ, ㄷ, ㅈ, ㅅ, ㄱ’ → [ㅃ, ㄸ, ㅉ, ㅆ, ㄲ]: 국수, 걱정, 국제, 식당, 학생,
    책상, 축구, 국밥, 학비, 학부모

(3) 다음에는 연습한 낱말들이 들어있는 문장을 이용하여 연습하여 봄으로 실제 발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한다.

가. 그 집 국수가 제일 맛있어요.
나. 정원 식당에서 돌솥밥을 팔아요.
다. 설날에는 떡국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4.5. ‘ㄴ’ 첨가의 교육 방안

4.5.1. ‘ㄴ’ 첨가의 특성

  합성어나 파생어 등 복합어의 경계에서 앞말의 끝이 자음이고 뒷말의 첫 음절이 ‘이, 야, 여, 요, 유’인 경우에는 ‘ㄴ’음을 첨가하여 [니, 냐, 녀, 뇨, 뉴]로 발음한다.

기저형발음부엌 + 일 [부엉닐]한 + 여름 [한녀름]맨 + 입 [맨닙]눈 + 요기[눈뇨기]색 + 연필 [생년필]

  위와 같이 ‘ㄴ’이 첨가된 말은 다시 앞에 나오는 자음과 인접하게 되므로 앞에서 설명한 자음동화 현상이 일어난다. ‘꽃 + 잎’은  ‘꽃 + 잎 → 꽃닢 → 꼳닙 → [꼰닙]’의 과정을 거쳐 [꼰닙]으로 소리 난다.

[보충 심화] ‘ㄴ’ 첨가와 두음법칙  /ㄴ/음 첨가의 조건 중의 하나가 뒷말이 ‘이, 야, 여, 요, 유’와 같은 말로 시작하는 경우이다. 그런데 한국어에서 이러한 환경과 동일한 조건을 갖는 음운현상이 있는데 두음법칙이 바로 그것이다. 즉, ‘닉명(匿名), 냥반(兩班), 녀성(女性), 뇨도(尿道), 뉴대(紐帶)’ 등과 같은 말들의 /ㄴ/가 어두에서 탈락한다. 그리고 ‘리발(理髮) → 이발, 리자(利子) → 이자, 리해(理解) → 이해, 량심(良心) → 양심, 료금(料金) → 요금, 륜리(倫理) → 윤리’에서와 같이 /ㄹ/ 두음은 같은 환경에서 /ㄴ/로 바뀌지 않고 탈락한다. 동일한 모음 앞에서 어두의 경우는 /ㄴ/가 탈락하고(두음법칙), 합성어나 파생어의 뒷말의 경우는 /ㄴ/가 첨가된다(‘ㄴ’ 첨가)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4.5.2. ‘ㄴ’ 첨가 교육의 실제

  ‘ㄴ’ 첨가 현상은 발음에는 영향을 주지만 ‘앞니, 윗니, 아랫니, 머릿니’ 등과 같은 몇몇 낱말을 제외하고는 표기에는 반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습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ㄴ’ 첨가는 무엇보다도 일어나는 환경을 알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ㄴ’이 첨가되고 나서 아무런 음운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와 일어나는 경우를 나누어 학습하는 게 좋다.

① 교사가 ‘ㄴ’ 첨가가 일어나는 낱말 카드를 제시하고 여러 번 따라하도록 시킨다.
‘ㄴ’ 첨가 외에 다른 음운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그림일기, 논일, 맨입, 솜이불, 직행열차, 콩엿, 가랑잎, 담요, 한여름, 식용유첨가된 ‘ㄴ’가 앞 자음의 비음화를 일으키는 경우부엌일, 색연필, 늦여름, 낯익은, 꽃잎 첨가된 ‘ㄴ’ 가 앞에 오는 ‘ㄹ’의 영향으로 유음 [ㄹ]로 발음되는 경우서울역, 휘발유, 물엿, 솔잎, 할 일, 열여덟

② 연습한 낱말들이 들어있는 문장을 이용하여 문장 차원에서 연습하여 봄으로 실제 발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한다.

가. 앞일을 걱정하지 마세요.
나. 늦여름 더위가 대단하다.
다. 고기를 깻잎에 싸먹으면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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